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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재앙 후 살아남은 가족의 기구한 운명, 중국영화 <대지진> 본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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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재앙 후 살아남은 가족의 기구한 운명, 중국영화 <대지진>

작은눈v 2010. 12. 15. 22:58

(이 포스트에는 영화 <대지진>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.)
출퇴근길에 아이폰으로 영화보는 것을 참 좋아하는 1인입니다. ^ㅡ^
다만 한 편의 영화를 볼만큼의 출퇴근 거리는 아니기에, 3일에 걸쳐 나눠 보게 되는데요.
최근에 본 영화 중 인상깊게 본 영화가 있어 추천해 볼까 합니다.
바로 중국영화 <대지진>입니다.


전 전쟁영화나 재난영화 무척 좋아하는 편인데요.
<대지진>도 제목이 딱 재난 영화라 받게 되었습니다.
하지만 제가 기대했던 재난 영화와는 조금 거리가 먼 드라마 구성의 영화였습니다.

첨엔 무척 기대하고 봤다가 실망... 하지만 묘하게 점점 빠져 들더군요. 


이 영화의 시대는 1976년 27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당산 대지진이 발생하던 때입니다.
27만명... 상상도 안되는 대규모 참사네요.


영화의 첫 줄거리는 이렇습니다.

작은 선풍기 하나에도 소박하지만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7살 쌍둥이(팡다,팡등) 가족. 행복한 그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예고되지 않았던 시련이 닥칩니다. 바로 27만의 목숨을 빼앗아간 지옥 같은 대지진. 폐허가 된 도시, 수많은 생명이 죽음을 맞이한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쌍둥이 남매는 극적으로 살아남지만 무너진 건물의 잔해 속에 묻히게 됩니다. 쌍둥이의 생존사실을 알고 주변사람들과 함께 아이들을 구하러 온 어머니는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쌍둥이 중 한 명만을 구해야 하는 운명의 선택 앞에 놓이게 됩니다. 팡다(아들)을 살리기 위해 콘크리트를 치우게 되면 팡등(딸)이 깔려죽고 딸을 살리기 위해 콘크리트를 치우면 팡다가 죽게됩니다.


"손바닥이나 손등이나..."
영화 중간에 나오는 대화 중 일부입니다.
손바닥이나 손등이나, 바로 죽음 앞에 선 딸과 아들을 나타낸 것이죠.

어떤 어머니가 자식을 둘 다 살리고 싶어하지 한 명만 살리고 싶을까요.
하지만 그렇다고 둘 다 선택을 안할 수는 없고... 아마도 찢어지는 마음으로 선택을 한 것입니다.

그런 어머니는 평생 딸을 자기손으로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살아갑니다.
제가 생각한 이 영화의 첫 주인공은 바로 '어머니'입니다.


건물 잔해속에서 7살 두 아이가 간절하게 살려달라고 외칩니다.
엄마를 부르고, 부를 힘조차 없어 돌로 무너진 벽을 칩니다.

"애들 아빠는 이미 저 세상에 가고 없어요.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다면 살아갈 수가 없어요. 간곡히 부탁드립니다.
 내 나머지 인생 당신이 하라는 대로 뭐든지 할게요. 하인이 될 수도 있어요. 제발..."

"한 명만 구할 수 있어요. 서둘러 맘 정하세요."


주변사람들이 아무말 못하는 어머니를 두고 다른 곳으로 가려고하자 어머니는 말합니다.

"...아들을 살려주세요..."

그리고 이 말을 7살짜리 딸이 듣게 됩니다.
며칠 후 죽은줄만 알았던 팡등은 아버지의 시체옆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납니다.
하지만 어머니의 세마디 말(중국말은 세마디라고 하네요.)은 잊혀지지 않습니다.

이 영화의 두번째 주인공은 '딸(팡등)'입니다.


가까스로 살아난 아들에게는 지진으로 인해 왼쪽팔을 잃었습니다.
그런 아들을 키워나가며 어머니는 끝없는 고통의 삶을 살아갑니다.
이제 어머니에겐 아들만이 유일한 삷의 목적입니다.

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어머니의 삶 32년이 시작됩니다.



기적적으로 살아난 딸은 지진봉사자 부부의 딸로 입양됩니다.
하지만 딸의 삶 또한 순탄치 않습니다.

또 다른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딸의 삶 32년이 시작됩니다.


그리고 이 두 주인공 외에 팡등의 양아버지와 팡다(아들)의 삶 또한 32년동안 그려집니다.
이 영화의 본격적인 줄거리가 되겠네요.

지하철에서 보는 동안 저도 울컥한 부분이 2군데 있었습니다.
차마 지하철에서 영화 보다가 울면 유투브에 등장할까봐 애써 꾹꾹 참았지만 눈물 대신 나는 콧물은 어쩔 수 없더군요.
ㅠ.ㅠ 아마도 어머니역의 '서범'의 연기가 훌륭했기 때문이겠죠. 


<대지진>은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의 한 가족 이야기처럼 느껴질 만큼 조금씩 조금씩 빠져들게 되는 영화였습니다.
최근 진한 여운이 남는 영화를 본적이 없었는데 대지진이라는 영화가 깊히 남게 되네요.
추천합니다!


아참 이 영화의 수상정보~*
4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(2010) - 수상. 최우수작품상, 남우주연상(팡등의 양아버지-진도명)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후보. 각본상, 촬영상, 여우주연상(어머니-서범), 감독상
47회 대만금마장 영화제(2010) - 후보. 여우주연상(어머니-서범), 여우조연상(팡등-장정초), 시각효과상
15회 부산국제영화제(2010) - 초청작
35회 토론토국제영화제(2010) - 초청작

부산 국제 영화제때문에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진 듯 싶네요.
다만 서범이 여우주연상을 결국 타지 못한 것이 조금 안타깝습니다.
암뜬 수상 경력이 제 모자란 추천을 살려주네요~^^ 


마지막으로 <대지진>의 또 다른 포스터를 올려봅니다.
이 포스터가 영화를 보고 난 후 저에겐 가장 와닿는 것 같네요~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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